우연히 책장에서 꺼낸 '사피엔스'를 다시 읽다가 문득 하라리의 최근 인공지능 관련 발언들이 떠올랐다. 그가 AI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기술적 담론을 훌쩍 뛰어넘어 우리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최근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메모했던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AI, 도구를 넘어선 존재
하라리가 주장하는 AI의 본질은 충격적이다. 그는 망치나 컴퓨터처럼 우리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주체라는 것. 이 말에 처음엔 의아했지만, 최근 챗GPT와 나눈 대화들을 떠올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간이 AI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하라리의 이 말은 마치 찬물을 끼얹는 듯했다.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신기한 건, 하라리가 우려하는 지점이 영화 '터미네이터'같은 AI 반란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정말로 경계하는 것은 AI 자체가 아닌, 그것을 움직이는 인간의 욕망이다.
어제 뉴스에서도 봤듯이, 국가들은 AI 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기업들은 이윤 극대화만 좇는다.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뒷전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 하라리의 걱정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한다.
작년 연말, 친구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AI를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지."
하라리가 제시하는 해결책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라리는 의외로 단순한 해답을 제시한다. 바로 신뢰와 협력이다.
전 세계가 손을 맞잡고 AI 개발과 사용에 대한 공통된 윤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 기술 경쟁보다는 인간 존엄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참석했던 지역 포럼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정부, 기업, 일반 시민들이 모두 참여해 AI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었다.
하라리, 역사학자를 넘어선 사상가
처음 '사피엔스'를 접했을 때, 단순한 역사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 보니 그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됐다. 하라리는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드문 능력을 가졌다.
내 서재에는 그의 책들이 나란히 꽂혀있다.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여정을, '호모 데우스'에서 미래 인간의 모습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룬다.
지난 가을, 독서모임에서 그의 책을 함께 읽으며 밤새 토론했던 기억이 새롭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의 선택은?
하라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
요즘 내 주변에서도 AI를 활용한 창작물이 넘쳐난다. 편리함에 익숙해지면서 윤리적 고민은 잊혀가는 듯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윤리 의식도 함께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정말 인공지능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걸까? 하라리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아직 불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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